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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은 책/2018

섹스, 다이어트 그리고 아파트 원시인 : 오용되는 진화적 관점에 대한 반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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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진화 관련 책이다. 그런데 이 책을 진화의 원리에 관련된 책이라기 보다는 진화의 개념을 오용하는 사람들의 주장에 대해 반박하는 책이다. 우낀건 한글판 제목을 이 책에서 비판하는 사람들의 전형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것 처럼 바꿔 버렸다. 제목만 보면, 마치 우리가 진화한 세상은 지금과 맞지 않으니 그때 처럼 살아야 한다는 내용이 들어있는 것 처럼 보인다. 이 책은 그에 대한 비판이다.


섹스, 다이어트 그리고 아파트 원시인 : 70만 년의 진화를 거슬러 올라가는 위험한 추적기 /

Paleofantasy : What Evolution Really Tells Us About Sex, Diet, and How We Live


마를린 주크 ( Marlene Zuk ) 지음, 김홍표 옮김,
위즈덤하우스, 464쪽, 18000원


한줄평 : "오용되는 진화적 관점에 대한 반론"

얻은 것 : 

서로 다른 개체가 서로 다른 환경에 놓여 있을 뿐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아직은 우리나라에는 그다지 필요 없는 책으로 보인다. 이유는 아직까진 구석기적 환상을 가지고 사람들을 오도하는 "구석기주의자"들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그런 환상을 가진 사람들이 일부 존재한다. 물론 나도 그런 오해를 하긴 했었다. 어찌 보면 진화에 대해 어설프게 알면 그런 생각에 빠져드는게 당연하긴 하다. 


책은 음식, 질병, 섹스, 육아 운동 등의 분야에 진화적 관점으로 잘못 알려진 사실들을 바로잡고 있다. 북미권에서는 이런 오해에 기반한 다양한 마케팅이 판을 치는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이 책의 원제인 구석기 환상 - Paleofantasy 라는 용어도 있는 것 같다. 우리나라는 아직까진 이런 용어가 떠돌진 않지만 그런 오해는 살짝 살짝 떠돌기는 한다.


사람들이 진화에 대해 대표적으로 오해하는 것으로 다음과 같은 것들을 들고 있다.

  1. 진화는 매우 느리게 진행 된다.
  2. 인간은 진화의 최종 종착지로 가장 최근에 진화했다.
  3. 인간이 오랫동안 진화한 수렵채집 환경에 맞춰 살아야 한다.
이런 오해들을 바탕으로 파생되는 것들은 서로 상충하는 경우들이 많다. 육식을 해야 한다는 경우도 있고, 채식을 위주로 해야 한다고도 하고, 농업생산물인 곡식은 재앙이라고도 하고, 어느 때가 더 건강했다고도 하고, 운동은 어떻게 해야 한다고도 한다. 일런 것들을 잘 따져서 보면 특별한 증거는 없다고 한다. 다 환상에 의한 생각들..

책의 결론을 간단히 적어보자면, 임의로 설정한 일정한 기간에 완벽하게 적응했다거나 완벽한 건강을 유지했다는 일은 결코 있을 수 없다. 진화는 생각보다 빠르게 일어날 수도 있다. 서로 다른 개체가 서로 다른 환경에 놓여 있을 뿐이다. 다만 지금은 그 변화가 좀 더 빠르게 찾아오고 있고 지금도 적응하고 있다 정도다.

진화에 대한 몇가지 오해를 바로 잡는 용도로는 좋은 책이나 진화에 관한 필독서 까지는 아닌 것 같다. 그리고 사서 보기엔 재질이 좀 그렇다.

추가, 이 글을 작성하고 난 다음 읽고 있는 책이 있는데, 진화에 대해서 정확하게 이 책에서 지적하는데로 오해하고 있는 내용이 나왔다. 나 또한 이 책을 읽지 않고 지금 읽는 책을 봤다면 그것일 인식하지 못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퍼뜩 들었다. 이 책을 혹평하는 건 아니지만 없지 않게 그런 느낌으로 썼는데, 이 책이 바로 나를 겸손해지게 만들었다. 뭔가 안 다는, 뭔가 우월하다는 의식이 조금이라도 생기면 어김없이 응징이 들어오는게 자연인 듯 싶다.

문장 : 이상하게 살짝 올드한 느낌을 준다. 원서 부제에서 한글판 제목을 뽑아냈는데, 한국의 상황을 고려한 듯 하나 그다지 적절하지는 않아 보인다. 원제를 그대로 원어나 번역어로 가져오기도 좀 그래보이긴 하다.

외관 : 껍데기가 따로 있는지는 모르겠는데, 표지가 무코팅 재질이라 땀과 습기에 취약할 것 같다. 위 사진을 보면 알겠지만 책이 벌어진다. 그리고 글자가 살짝 밀려 찍힌 페이지가 상당히 많다.

가격 : 이 책은 뭔가 포지션이 이상한 것 같다. 가격도 그렇고, 인쇄 품질도 그렇고, 출판사 명성 대비 이상하다.

읽으면서 떠오르는 책들

- 진화와 관련하여 쓰자면 한이 없이 많지만 주제를 고려하면 딱히 떠오르는게 없다.




2018 Total : 3568 page / ₩16,1800 ( 걸그룹 경제학/360p/₩1,8000 + 힐빌리의 노래/428p/₩1,4800 + 책을 읽는 사람만이 손에 넣는 것/272p/₩1,4000 + 불평등의 역사/768p/₩4,0000 + 멸종하거나 진화하거나/416p/₩1,9000 + 네이버후드 프로젝트/640p/₩2,5000 + 조용히 이기는 사람들/220p/₩1,3000 + 섹스, 다이어트 그리고 아파트 원시인/464p/₩1,8000 )


( 2017 : 3844p / ₩17,0800, 2014 : 4588p / ₩19,4800, 2013 : 6421p / ₩26,5700,  2012 : 1,1963p / ₩51,3800,

2011 : 1,5365p / ₩66,1600, 2010 : 1,7919p / 74,8300, 2009 : 1,7727p / ₩72,8600 ) 

섹스, 다이어트 그리고 아파트 원시인 - 8점
마를린 주크 지음, 김홍표 옮김/위즈덤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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