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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은 책/2018

네이버후드 프로젝트 : 진화의 원리를 이용한 거대한 사회개선 프로젝트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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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적 나온지 얼마 안 된 책이다. 다만 원서가 나온지는 꽤 되었다. 다 읽고 나서 이것이 참 부럽기도 하고 아쉽기도 했다. 여기에 나오는 의미있는 시도들이 미국에서 시작된지가 벌써 10년이 넘었기 때문이기도 하고, 국내에는 이제서야 이런게 소개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책 제목을 처음 들었을 때, 그 동안안 일었던 책들 중 떠오르는 책들이 있었다. 통계적 기반을 가지고 다양한 사회적 변수들이 인생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파해친 "라이프 프로젝트나", 발달심리학자의 관점에서 사회를 바라본 "빌리지 이펙트" 같은 책들이다. 프로젝트라는 제목이 붙었으니 어떤 조치를 했고 어떤 결과가 있었다가 주 내용일 것이라고 생각했고, 네이버후드라고 했으니 소소한 실험일 수도 있겠다 싶었다.


하지만 이 책에서 소개한 프로젝트는 저자가 살고 있는 도시에서 출발하여 전지구적 영역까지 넓혀가려는 거대한 프로젝트였고, 프로젝트의 결과가 아닌 시작을 소개한 책이었다. 이런 점 때문에 중간까지 결론이 나올 조짐이 없어서 답답하기도 했는데, 당연히도 결론을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네이버후드 프로젝트 : 유전자와 문화의 이중 나선 사이에서 /

The Neighborhood Project : Using Evolution to Improve My City, One Block at a Time.


데이비드 슬론 윌슨 ( David Sloan Wilson ) 지음, 황연아 옮김,

사이언스북스, 640쪽, 25000원



한줄평 : "진화의 원리를 이용한 거대한 사회개선 프로젝트의 시작"

얻은 것 : 

자연선택의 망치질(이 표현 맘에 듬), 

진화는 변이와 선택에 관한 것,

진화는 생존과 번식에 관한 것

진화는 개체와 개체를 둘러싼 환경 사이에 관계에 관한 것,

경로의존성,

결과에 의한 선택,

경직된 유연성,

수용전념치료,

이동성,

역지배



이 책은 진화적 원리를 기반으로 삼고 있다. 그리고 그 진화적 원리를 실험실이나 연구실, 생태계에서 발견하고 도출하는데에서 더 나가 일반적인 원리로써 세상을 더 좋은 곳으로 만드는데 사용하는 도구로 사용하려고 하고 있다.

책을 읽어보면 알겠지만 저자는 학계뿐만 아니라 경제, 교육, 공공 등 사회 각 분야의 전문가들을 한데 모아 협력하게끔 하는 활동을 한다. 서로 고립되어 각각의 언어로만 소통하던 전문가 섬들을 연합하게 만들고 있었다. 거기에 사용되는 공통 언어가 진화다. 


책의 이야기 전달방식이 예전의 나였으면 좀 버거웠을 수도 있을 것 같다. 에세이처럼 개인적인 이야기를 순차적으로 진행하면서 진화적 개념이나 연구를 중간중간 소개하고 있는데, 이전에 읽었던 비슷한 형식의 책들은 양쪽 모두를 놓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내가 변해서인지 저자가 글을 잘 쓰는 것인지 비교적 무난하게 읽을 수 있었다. 물론 첫장을 읽었을 때 느낌은 "글 잘쓰는 과학자"구나 였다.


저자는 프로젝트 이야기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있는 형식으로 진화적 원리들을 소개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느끼는 거지만 계속 발전하고 있는 학문분야에서는 좀 더 최근에 나온 책이 개념을 잘 정립해서 소개하는 것 같다. 이 책에 들어 있는 진화적 개념이 다른 책들 보다는 이해하기 쉽고 정리 되었다는 느낌이 든다. 그리고 이 원리로 뭔가를 할 수 있겠다 싶은 생각도 든다. 물론 진화의 개념을 여러 책들을 통해 반복적으로 접하면서 내 생각이 다듬어진 면도 있긴 하다. 지금 생각해 보면 한 두가지 원리를 이해한걸 가지고 전체 메커니즘을 파악했다고 생각하는건 오만이었다. 전체를 이해하려면 반복적이고 단계적인 과정을 거쳐야 한다.


개인적으로 보기에 글로 잘 쓰고 내용도 괜찮다고 생각되지만 기본적으로 두꺼운 책이라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접근하기 어려운 책이라고 생각 된다. 진화 개념에 대한 좋은 설명들이 곳곳에 있지만 체계적으로 정리할 목적으로 쓴 책은 아니기에 학습의 목적을 가진 사람에게도 부적합하다. 한 측면을 부각하여 대중을 자극하는 책도 아니다. 결국 많이 팔리고 읽힐 것 같지는 않다. 

높으신 분들이 읽는다고 이해가 될까 싶긴 하지만 그 들이 읽었으면 싶기는 하다.


내가 그리 훌륭한 사람은 되지 못하니, 개인적으로 어떻게 활용해볼 수 있을까가 다 읽고 나서 드는 생각이다. 고무적인 것은 진화적 관점을 전념으로 내세우지 않는 저자들이 말한 원리들과도 통하는 면이 있다는 것이다. 또 한 번 검증 받은 느낌이다.




문장 : 번역도 한 몫하긴 하겠지만 글을 참 잘 쓴다는 생각이 든다. 번역됐긴 하지만 특정한 문장구조를 선호하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외관 : 양장본이라 껍데기가 있을 듯 하긴 한데, 개인적으로 껍데기 없는 하얀 디자인이 맘에 든다. 

가격 : 사기엔 부담스럽다 생각될지 모르지만 내용, 두께, 양장을 고려하면 싸다는 느낌이다.


읽으면서 떠오르는 책들

행운에 속지 마라 : 대체역사까지 고려하는 확률적 사고

대체역사, 확률적 사고, 불행한 선택을 할 상황을 예방하기 위한 사전 조치, 파생상품 트레이더가 경험을 통해 터득한 교훈과 비슷한 원리


신과 개와 인간의 마음 : 마음은 지각의 문제

자유의지를 가장 잘 활용하는 것은 자유의지를 발휘할 상황을 만들지 않는 것이라는 것이라는 주장과도 통함


힐빌리의 노래 : 취약계층을 벗어난 이가 들려주는 현실 그대로의 이야기

개인의 결함이 아닌 취약한 환경의 문제로 고통받던 사람이 좋은 환경으로 옮겨짐에 따라 변화하게 된 과정을 이야기한 책으로 네이버후드 프로젝트의 개인별 수준까지 현미경처럼 확대해서 보는 버전이라고 생각해도 될 듯하다


- 그 밖에 진화와 협력관련 책들, 일일이 소개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지만 연관성을 명확하게 바로 떠올리기 어려워 다 소개하기 힘들다.



2018 Total : 2884 page / ₩13,0800 ( 걸그룹 경제학/360p/₩1,8000 + 힐빌리의 노래/428p/₩1,4800 + 책을 읽는 사람만이 손에 넣는 것/272p/₩1,4000 + 불평등의 역사/768p/₩4,0000 + 멸종하거나 진화하거나/416p/₩1,9000 + 네이버후드 프로젝트/640p/₩2,5000 )


( 2017 : 3844p / ₩17,0800, 2014 : 4588p / ₩19,4800, 2013 : 6421p / ₩26,5700,  2012 : 1,1963p / ₩51,3800,

2011 : 1,5365p / ₩66,1600, 2010 : 1,7919p / 74,8300, 2009 : 1,7727p / ₩72,8600 )  


네이버후드 프로젝트 - 10점
데이비드 슬론 윌슨 지음, 황연아 옮김/사이언스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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