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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은 책/2017

숙주인간 : 기생생물의 작용, 숙주의 대응이 인간의 정신에 미치는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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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가 자극적이다. 내용은 더 자극적이다. 하지만 지나치지는 않다.

제목과 표지 내용을 보면 기생생물이 우리 몸에서 어떤 작용을 하는지에 관한 내용일 것이라고 짐작할 수 있다. 이 책은 거기서 한 발 더 나간다. 어쩌면 너무 넓게 확장하는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다행히 저자는 상당히 조심스럽다. 담대한데 조심스럽다.



숙주인간 : 우리의 생각을 조종하는 내 몸속 작은 생명체 이야기 /

 This Is Your Brain on Parasites : How Tiny Creatures Manipulate Our Behavior and Shape Society.

캐슬린 매콜리프Kathleen Mcauliffe )지음, 김성훈 옮김,

이와우, 352쪽, 17000원


한줄평 : "기생생물의 작용, 숙주의 대응이 인간의 정신에 미치는 영향"

얻은 것 : 

역겨움의 스펙트럼에서 어디로 치우치느냐에 따른 반응의 변화 



일단 읽기 시작하면 기대한 내용이 나온다. 각 장마다 약간의 이야기, 기생생물의 작용, 그리고 그에 따른 이야기.. 

전반부를 읽고 있으면 구충제와 요쿠르트를 먹고싶어진다. 몸 어딘가에 어쩌면 뇌에 기생충이 있을 것 같다. 물론 누구나 온몸에 세균이 있다는 건 모두들 알고 있지만, 이 책을 읽다 보면 아마도 많은 사람이 구충제를 먹고 싶어 질 것 같다. 그리고 요쿠르트도..

(아, 그리고 영화의 모티브로 쓸만한 내용도 꽤 많다. 연가시는 이미 나왔고, 좀비 영화나, 뱀파이어 영화도 이미 많다.)

중반부에는 기생생물에 대항하는 인간의 대응책이 나온다. 면역시스템, 각종 감염원 회피행동, 예방조치, 잠, 유성생식 등이다.

이 중 회피 행동이나 예방조치, 면역 등은 대부분 알고 있는 내용이다. 유성생식도 진화생물학에 관심이 있다면 쉽게 알 수 있는 내용이다. 잠과 면역의 관계는 이 책으 통해 생각해 보게 되었는데, 잠과 뇌의 관계처럼 수긍할만한 부분이다.

후반부로 가면 이 책의 진짜 주제가 나온다. 사실 처음 읽는 중에는 전환이 너무 갑자기 크게 되는 느낌이었다. 다 읽고 정리하면서 보니 도약이 좀 큰 느낌은 있지만 받아들여도 충분한 관점으로 보인다.


기생생물에 대한 대응책 중, 역겨움 이라는 느낌/감정이 물리적인 신체 뿐만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라는 생각. 물론 저자는 조심스럽다. 아직 이 분야에 연구결과가 많이 누적되어 있지 않아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질 이론으로 보기에는 어렵고, 그 영향도 다른 수많은 요인들 만큼이나 단일 변수로써는 미미하기 때문이다. (뇌가 기생충에 감염되면 사고 발생율이 높아지지만, 운전중 휴대폰 사용 보다는 사고 발생율 변동폭이 미미하다.)


개인적인 판단으로는 충분히 가치있는 생각 같다. 저자도 말했지만 역겨운 느낌 이라는게 그 자체로 연구하기 꺼려지기 때문에 식욕이나 성욕에 비해 무시되었을 것은 분명하다. 역겨움은 식욕 성욕과 마찬가지로 본능적인 반응이라서 사람의 행동, 사회적 현상을 이해하려면 그 본능적 무시를 극복해야 할 듯 하다.


그나저나 다 정리하고 나니 또 요쿠르트 먹고 싶다.




문장 : 저자가 저널리스트라서 그런지 읽는 재미는 쏠쏠하다. 논리전개도 그럴 듯 하다. 자신의 생각을 그냥 믿어버리지 않게 긴장감을 중간중간 줌에도 여전히 그럴 듯 하다. 글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직업을 가진 사람이 쓴 책임을 생각하면서 보는게 좋다.

외관 : 원서는 책이 검은 색인데, 국내판은 흰색이 바탕이다. 책에 색깔에 대한 내용도 나오는데, 원서 출판사는 그걸 생각 안 한게 아닌가 싶다. 오래되면 바래는 종이를 쓴 것 같고, 인쇄가 살짝 밀린 페이지, 인쇄 농도가 좀 짙고 옅은 페이지가 있다.

가격 : 적당하긴 한데, 인쇄품질에 비해선 살짝 비싸보인다.

읽으면서 떠오르는 책들

옆집의 나르시시스트 : 나르시시스트 특징 알아보고 엮이지마!

규범에 따르기 보다는 자기만 생각하는 성향의 사람들이 늘어난게 어쩌면 감염위험이 적어져서 일지도 모른다.


- 커버링 (읽기 전)

아직 읽지 않았지만 다른 사람과 비슷하게 맞추려는 것도 관련이 있어 보인다.


- 다시 국가를 생각하다 (포스팅 전)

나홀로 볼링 - 점점더 다른 사람들과 함께하지 않는 사람들

직접적인 연상이라기 보단 간접 연상에 가깝다. 부유해지며 생기는 현상, 부유해지면 필히 위생이 개선된다는 것을 저 책들에 적용해볼 수 있을 것 같다.


- 사피엔스 (포스팅 전) 

제도, 공동의 규범, 종교 등을 인간의 상상력으로 규정하는데, 이것 또한 맞물리는 부분이 있다.


행운에 속지 마라 : 대체역사까지 고려하는 확률적 사고

비선형성, 감염의 취약성에 노출되면 잃는게 너무 크다. 생존하려면 반응이 치우칠 수 밖에 없다. 자연은 부확실성에 제대로 대응하는 것 같다. 가만... 현대의 투자자들은 너무 깨끗한 환경에서 투자하는게 아닌가? 그래서 위험을 못 느끼고 무모한지도 모르겠다.




2017 Total : 2528 page / ₩11,9500 ( 근시사회/388p/₩1,8000 + 우리는 꼬리치기위해 탄생했다/316p/₩1,5000 + 울트라 소셜/272p/₩1,5000 + 기업진화의 비밀/448p/₩2,0000 + 옆집의 나르시시스트/400p/₩1,6500  + 행운에 속지 마라/352p/₩1,8000 + 숙주인간/352p/₩1,7000)


( 2014 : 4588p / ₩19,4800, 2013 : 6421p / ₩26,5700,  2012 : 1,1963p / ₩51,3800,

2011 : 1,5365p / ₩66,1600, 2010 : 1,7919p / 74,8300, 2009 : 1,7727p / ₩72,8600 )  

숙주인간 - 10점
캐슬린 매콜리프 지음, 김성훈 옮김/이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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