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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은 책/2012

사라진 스푼 : 주기율표에 담긴 방대한 과학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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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 북섹션에 소개된 짧은 일화때문에 선택하게 된 책이다. 책 제목과도 관련된 일화인데, 갈륨은 실온에서는 고체인데 녹는 점이 29.8도 밖에 되지 않아 과학자들이 장난을 칠때 많이 친다는 것이다. 이건 스펀지 같은 프로그램에서도 잠깐 나온 적이 있다.
아무튼 주기율표를 기본으로 해서 위 처럼 각 원소들이 보여주는 독특한 성질들과 그와 관련된 가벼운 일화들을 기대하고 책을 읽기 시작했다.


사라진 스푼 : 주기율표에 얽힌 광기와 사랑, 그리고 세계사 /
The Disappearing Spoon : And Other True Tales of Madness, Love, and the History of the World from the Periodic Table of the Elements


샘킨(Sam Kean) 지음, 이충호 옮김,
해나무, 500쪽, 20000원


한줄평 : "주기율표에 담긴 방대한 과학 이야기"

얻은 것 : 약간 쌩뚱맞게.. 강한 신념에 영향을 받는 20대, 물리/화학/천문학 등 과학에 관한 좀더 깊은 상식

그런데 이 책, 읽으면 읽을 수록 결코 가벼운 책이 아님을 알 수 있었다. 물론 애초에 기대한 내용이 맞기는 한데 깊이가 생각보다 깊었다. 이야기의 범위도 원소를 중심으로한 화학의 영역에 국한되는 것이 아나라 그와 관련된 물리학, 생물학은 물론이고 양자역학, 지구과학, 천문학에 과학과 관련된 내용이기는 하지만 역사, 문학, 철학, 예술, 수학, 사회과학, 심리학, 심지어 신화까지 넘나든다. 단지 언급하는 정도가 아니라 세세하고 중요한 그리고 꼭 필요한 내용을 말하고 있다.
책의 구성도 꽤 수준이 높은 편이다. 주기율표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되기 때문에 보통 이런 책이면 원자번호 순서대로 구성되어 있기 십상인데, 이 책은 원자들을 의미를 가진 특성으로 분류하고 그에 관련된 이야기들로 구성되어 있다. 어쩌면 이야기가 먼저였고 원자들이 나중이었을지도 모르겠다.

번역된 책이지만 글쓴이의 문장력도 탁월해 보인다. 어려운 이야기를 쉽게 쓴 것도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이야기의 흐름이 상당히 맘에 들었다. 처음 가는 길을 능숙하게 안내해준다는 느낌이랄까, 목적지로 가면서 다시 찾아 오기 쉽게 핵심 포인트를 적절하게 집어주고 괜찮은 다른 길에 대한 이야기는 하지만 샛길로 빠지지는 않는다. 그리고 목적지에 도착하면 아까 말했던 샛길을 상기시키며 다시 길안내를 해준다. 대부분의 책을 보면 샛길로 새는 이야기를 나중에 하기로 하고는 그 이야기를 너무 먼 곳에 배치한다던가, 앞에 이야기했던 그 이야기를 하면서 그 내용을 상기시켜주지 않아 모르고 읽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은 그렇지가 않았다.

책을 읽으며 과학자가 이렇게 글을 잘 쓸 수 있나 하는 의문이 좀 들었는데, 다 읽고 찾아 보니 화학을 중심으로 한 과학 전반에 방대한 지식을 가진 글쓰기를 전문으로 하는 작가였다. 그리고 책을 무척 많이 읽은 것(책 중간에 한 문장 나옴.)도 한 요인으로 보인다.

이야기의 대상을 고려하면 상당히 쉽게 쓰여진 책이지만 그렇다고 아무나 쉽게 읽어낼 수 있는 책은 아니다. 과학쪽에 관심이 없다거나 배경 지식이 좀 부족하다거나 두꺼운 책을 많이 읽어보지 않았다면 쉽게 읽기 어려울 수 있다.

이 책은 수준 있는 교양과학 책이다. 젊은 시절에 읽게 된다면  화학쪽에 뛰어들고 싶을 정도로 관심이 더 커질지도 모르겠다. 다양한 과학상식들이 읽기 좋게 담겨져 있는 책이다. 사서 보기에 아깝지 않은 책이다. 양장본이었어도 좋았을 것 같다.

읽은 책 중 관련 책 :
현대 과학의 이정표 : 성인이라면 알아야할 중요한 과학 상식 : 과학 전번에 걸친 그야말로 상식적인 내용이 담긴 책이다.
동적평형 : 분자생물학자가 쓴 생명현상에 관한 이야기 : 생명현상을 일반적인 수준에서도 쉽게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만한 책이다.
마이크로코스모스 : 생명탄생부터 세포형성기까지의 진화의 역사 : 생물학 분야의 수준높은 교양과학 책이다. 세포 수준에서의 생명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는 책이다.

번역평 : 저자의 문장력이 잘 전달되는 것으로 보아 번역도 잘 될 것으로 보인다. 원래 내용을 가감하지 않으면서 몇군데 역자주를 달아 놨는데, 틀린 사실을 바로잡는 경우도 있지만 몇몇 경우에 대해서는 자신의 의견이 담겨 있기도 하다.

외관평 : 표지 디자인이 참 적절해 보인다. 양장본이 아니지만 들고 다니기엔 무거운 느낌이다. 내용을 고려해 보면 차라리 양장본이었으면 어땠을까 싶다.

가격평 : 과학쪽에 관심이 없다면 모르겠지만 책가격의 가치가 충분히 있는 책이다.

아마존 원서 링크 : http://www.amazon.com/Disappearing-Spoon-Madness-Periodic-Elements/dp/0316051632/ref=sr_1_1?ie=UTF8&qid=1328628574&sr=8-1


2012 Total : 2601 page (2011 : 1,5365p2010 : 1,7919p, 2009  : 1,7727p)
= 448p + 528p + 263p + 240p + 336p + 286p + 500p

2012 Total : ₩10,3800 (2011 : ₩66,1600, 2010 : ₩74,8300, 2009  : ₩72,8600)
= ₩20000 + ₩16800 + ₩13000 + ₩12000 + ₩12000 + ₩10000 + ₩20000

사라진 스푼 - 10점
샘 킨 지음, 이충호 옮김/해나무

관련책 :
현대과학의 이정표 - 8점
가이 드 라 베도예르 외 지음, 강석기 외 옮김, 곽영직 감수/Gbrain(작은책방)

동적평형 - 10점
후쿠오카 신이치 지음, 김소연 옮김/은행나무

마이크로코스모스 - 10점
린 마굴리스 & 도리언 세이건 지음, 홍욱희 옮김/김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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