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사랑에 대해 착각하는 것들 : 수학적 관점으로 본 사랑

어쩌다 보니 세권 연속으로 가벼운 책을 읽게 되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가볍고 대중적인 경제학책과 매우 흡사한 책이다. 세상일을 경제학적 관점에서 보면 이런 원리가 숨어 있다 류의 책에서 경제학만 수학으로 바꿨다고 보면 된다. 그리고 수학으로 다루는 대상은 사랑으로 한정했다. 각 장에 나오는 소주제들은 대중 경제학 책에서도 비슷한 내용으로 이미 수없이 다뤘던 것들이다. 따라서 이미 가벼운 경제학을 내세우는 책들을 많이 본 분들이라면 동일한 원리의 설명을 이미 많이 봐온 터라 그다지 흥미를 느끼지 않을 수 있다.

우리가 사랑에 대해 착각하는 것들 /

The Mathematics of Love

해나 프라이 ( Hannah Fry ) 지음, 구계원 옮김,

문학동네, 208쪽, 13800원

한줄평 : "수학적 관점으로 본 사랑"

얻은 것 :

최적 정지 이론

쓸데 없지만 돈 쓴 티가 나는 선물

솔직한 팃포텟 전략

성공적인 긴밀한 관계를 위해선 오히려 부정적 한계치가 낮아 그때그때 조율할 수 있어야 한다

제안자는 할수 있는 것 중 최선의 관계를, 수용자는 하기 싫은 것 중 덜 싫은 관계를 형성한다

책의 첫장을 보니 이 책은 TED의 강연을 책으로 펴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읽은 후에 TED 강연을 찾아 볼까 생각이 들었었는데, 다 읽은 후에는 굳이 그럴 필요까지는 없다고 생각 됐다. TED 뿐만 아니라 모든 동영상 컨텐츠의 특성상 책보다 자세하고 깊은 내용은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책을 읽지 않고 TED 강연을 찾아 보는 건 각자의 상황에 따라 판단하면 될 것 같다.

처음에는 여성 수학자가 사랑에 관한 책? 이라는 "편견"이 들었는데, 그런 걸 걱정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책에서 느껴지는 느낌은 이분은 그냥 전형적인 수학적 관점을 가진 수학자이시다라는 느낌이었다. 오히려 기존의 남자 수학자나 경제학자의 관점과 비슷해서 살짝 실망감이 들 정도.

바로 전에 읽은 책 때문인지, 이 분도 진화에 대해서는 살짝 오해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제가 사랑과 수학이라 진화에 관해서는 오해사지 않을 만하게 정확한 개념을 제시하지 않은 것일 수도 있기는 하다.

흔히 말하는 "뇌피셜"로 쓴 책이 아닌 이상 아무리 가벼워 보이는 내용일지라도 항상 그 안에는 세상에 대한 조금 다른 관점이 있어서 배울게 있다. 서로 다른 경험과 관점이 무작위로 다가오면 알고 있던 것들도 새롭게 다가오곤 한다. 그런 순간이 다가오면 늘 더 겸손해져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저자가 뜻한 바는 아니었겠으나 그런 경험을 했다. 최적 정지 이론을 보다 문득 투자에 접목할 아이디어가 떠올랐고(좀 더 정확하게는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투자 격언의 수학적 당위성을 확인), 삶을 주도적으로 살아가는 것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에 대해 또 다른 관점에서 알게 됐다.

수학을 모르더라도 가볍게 읽을, 사랑에 관해서 이런식으로도 생각할 수 있구나 하는 책으로 괜찮을 것 같다.

문장 : 부드럽다. 쉽게 읽힌다. 관점은 비슷해도 문장 자체는 확실히 부드럽다.

책의 영문 제목이 책의 주제를 파악하데는 더 도움이 될 듯 싶다.

외관 : 분량에 비해 양장은 과한 느낌이지만, 이 분량을 양장을 안 했으면 "좋은 생각" 류의 책을 1만원 넘게 주고 산다는 느낌이 들었을 것 같아 불가피한 선택으로 보인다.

가격 : 거의 마지노선 느낌..

읽으면서 떠오르는 책들 :

- 네이버후드 프로젝트 : 진화의 원리를 이용한 거대한 사회개선 프로젝트의 시작

소금쟁이의 신사적/비신사적(강압적) 짝짓기 전략의 결과와 제안자와 수용자가 갖는 결과에 일부 통하는게 있어 보인다.

- 수많은 캐주얼 경제학 책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