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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은 책/2017

신과 개와 인간의 마음 : 마음은 지각의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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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노학자와 그의 뜻을 받든 통료와 제자가 함께 쓴 마음에 관한 책이다. 책이 나오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대중들에게는 인기가 없는 분야의 책이라 쉽게 빌릴 수 있었다. 읽고 난 후에 드는 책 자체에 대한 느낌은 참 정성들여 썼다는 느낌이다. 책에서 따로 직접적으로 언급하진 않았으나 그 이유가 충분히 납득이 간다. 본 저자의 유지를 지키기 위한 마음이 느껴진다고나 할까. 죽은 자의 마음에 관한 부분을 읽어보면 어느정도 공감할 수 있다.



신과 개와 인간의 마음 : 도덕적 딜레마에 빠진 마음의 비밀 /

The Mind Club : Who Thinks, What Feels, and Why It Matters

 대니얼 웨그너 ( Daniel M. Wegner ), 커트 그레이 ( Kurt Gray ) 지음, 최호영 옮김,

추수밭 ( 청림출판 ), 448쪽, 18500원


한줄평 : "마음은 지각의 문제"

얻은 것 : 

트레이드 오프 - 도덕유형의 고착, 집단의 마음 개인의 마음, 신체와 마음, 보편성과 특수성

동조 - 행위능력이 인식되면 행위능력이 강해지고, 경험능력이 인식되면 행위능력이 감소

행복 - 지금 하고 있는 일에 마음이 가까이 있을 수록 행복하다, 마음이 딴데 있을 수록 불행하다

휴먼스케일 - 인간이 느끼기 적합한 크기의 시간 공간 속도 규모를 넘어서는 문제는 직관이 틀릴 가능성이 많다

취약성의 원리 - 죽음에 가까운 사람의 반응은 감염, 오염에 취약한 사람의 반응과 비슷한 패턴을 보인다

자유의지 - 자유의지를 발휘할 상황을 만들지 않는 것이 자유의지 



먼저, 제목에 약간 불만이 있다. 원제대로 그냥 "마인드 클럽"이라고 했으면 어땠을까 싶다. 마인드 클럽은 마음이 있다고 생각되는 존재들의 모임이다. 각자는 각자의 마인드 클럽이 있다. 그리고 그 마인드 클럽 회원이 되기 위해선 어떤 조건들이 있는지를 연구한 것이 이 책의 내용이다. 1장부터 이런 컨셉으로 진행 되는데, 제목이 계속 아쉽다가 마지막에 가서야 왜 번역판에 '신과 개와 인간의 마음'이라고 했는지 이해가 됐다. 마지막에 거의 다 가면 지금까지 신부터 개의 마음까지 살펴 봤다는 문장이 나온다. 아마도 거기서 따온 듯 하다. 그래도 아쉽다. 내용이 맘에 들어서 두 번 읽어본 입장에서 한국어판 제목을 보면 저자가 전하고자 하는 것 중에 아주 낮은 수준의 것 밖에 보이지 않는다. 


이 책이 전하고자 한 것은 한마디로 마음은 결국 지각의 문제라는 것이다. 마음이 있다고 느끼면 그것으로 마인드클럽의 회원으로 인정된다는 것이다. 다른 사람의 마음은 물론이고, 개, 신, 로봇, 동물, 죽은 자, 집단, 심지어 자기 자신도 결국 있다고 느껴야만 마음이 있는 존재가 된다. 반대로 있다고 느끼지 못하면 마음이 있어도 없는 것과 같다. 나머지 장황한 설명들은 이것을 보조하기 위한 것들이다. 그 중에서 몇가지 괜찮은 혹은 다른 책들에서 제시한 것들과 비슷한 개념들이 있는데, 그런 개념들도 각 장을 넘나들며 반복적으로 제시된다. 위에 얻은 것에 몇가지 정래해 봤다.


이 책의 내용을 빠르게 스캔해서 읽은 티를 내고 싶다면, 약간의 팁을 줄 수 있겠다. 1장만 읽으면 된다. 여기에 좀 더 보태고 싶다면 2장부터 각 장의 맨 뒷부분만 읽으면 된다. 구성이 1장에서 전체적인 이야기와 결론을 다 말하고, 마음지각에 관한 케이스별 설명을 나미지 장들에 담았다. 그리고 각장 마지막 2단락 정도를 요약 및 다음 장으로 넘어가기 위한 간단한 소개에 할애했다.

물론 그렇게 읽는다면 말 그대로 요약본만 본거라 제대로 자기 것으로 만들지는 못할 것이다.


뜬금 없기도하고 어쩌면 필연적이기도 한데, 책을 읽다가 행위능력과 경험능력, 그리고 그것에서 파생되는 현상을 반복해서 보면 스파이더맨이란 영화가 떠오른다. 마블에서 만든 것 말고 예전 토비 맥과이어가 주연한 스파이더맨에서 삼촌이 주인공에게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고 말하는데, 이 말에서 당위성이 느껴졌던 이유가 책을 읽으면서 이해됐다. 큰 행위능력을 가진 것으로 지각되는 존재에게 사람들은 큰 책임을 부여한다. 그리고 한편으로 큰 행위능력의 지각은 경험능력의 지각을 방해한다. 그래서 영웅에게는 책임을 부여하면서도 책임에 따른 부담, 비난에 따른 고통, 온 이유때문에 생기는 정신적 방황을 무시한다. 2편에서 사람들이 스파이더맨을 걱정한 장면도 일시적으로나마 상대적으로 강한 상대와 맞붙었다가 피해를 보고 정신을 잃고 아직 어린 학생이라는 신분이 들통난 직후 뿐이었다. 3편에서도 샌드맨과의 마지막 전투에서 비슷한 흐름이 한번 있다.


이 책의 관점으로 보면, 지금 일어나고 있는 많은 사회적 현상들에 대해서 여러 생각들이 떠오른다. 분위기상 특정 내용은 논쟁적으로 흐를 수 있어서 어떤 것들인지는 따로 적지 않으려 한다. 건설적인 것이라도 개인적으로 존쟁 자체를 싫어하기 때문이다. 읽어보면 많은 생각이 들 수 밖에 없으니, 쓸데없는 베스트셀러 보다는 이 책을 읽어보라고 하고 싶다.


개인적으로는 재미있게 읽었는데, 다른 사람들에게도 그럴지는 모르겠다. 학자적이고 지루하다고 느낄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책에 버리기 아까운 내용들이 많아 마인드맵 정리한 것도 많다. 각 장별로 펼침으로 하면 너무 큰 것 같아서 (사실은 일단 적어놓고 정리가 덜 됐다) 따로 왼쪽에 마음에 든 내용만 추렸다. 




문장 : 개인적으로는 무난하고 정성이 느껴지는 문장이었으나 관심 분야가 아닌 사람은 지루할 수도 있다.

외관 : 까만 배경, 여러 단계의 문, 그 속에 누군가. 마인드 클럽을 형상화 하지 않았나 싶다.

가격 : 이 정도 연구에 이 정도 정성이면 충분히 합리적이고도 남는 가격이다.

읽으면서 떠오르는 책들

숙주인간 : 기생생물의 작용, 숙주의 대응이 인간의 정신에 미치는 영향

죽은 자 관련 내용에서 겹쳐지는 부분이 많다.


- 인간은 왜 위험한 자극에 끌리는가 (리뷰 X)

수동자를 강하게 인식하는 시대적 현상에서 초정상 자극의 원리가 떠올랐다.


행운에 속지 마라 : 대체역사까지 고려하는 확률적 사고

자유의지의 허상과 자유의지의 취약성을 극복하는 방법 관련한 내용이 행운에 속지 마라에서 불확실성에 대처하는 최선의 방법과 통한다. 이 책의 표현을 빌리자면 자유의지를 발휘하는 최선의 방법은 그것을 발휘해야하는 상황을 만들지 않는 것이다.



2017 Total : 3844 page / ₩17,0800 ( 근시사회/388p/₩1,8000 + 우리는 꼬리치기위해 탄생했다/316p/₩1,5000 + 울트라 소셜/272p/₩1,5000 + 기업진화의 비밀/448p/₩2,0000 + 옆집의 나르시시스트/400p/₩1,6500  + 행운에 속지 마라/352p/₩1,8000 + 숙주인간/352p/₩1,7000 + 아날로그의 반격/448p/₩1,6800 + 심플렉서티/420p/₩1,6000 + 신과 개와 인간의 마음/ 448p/₩1,8500 )


( 2014 : 4588p / ₩19,4800, 2013 : 6421p / ₩26,5700,  2012 : 1,1963p / ₩51,3800,

2011 : 1,5365p / ₩66,1600, 2010 : 1,7919p / 74,8300, 2009 : 1,7727p / ₩72,8600 )  



신과 개와 인간의 마음 - 10점
대니얼 웨그너 & 커트 그레이 지음, 최호영 옮김/추수밭(청림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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