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은 인간을 어떻게 진화시켰는가 : 얼굴의 발달과정 하나부터 열까지

신문에 소개된 리뷰내용을 보지도 않고도 읽어 싶었던 책이다. 사회적 신호 송수신에서 가장 직접적이면서도 중요한 얼굴에 관한 내용을 담았으리라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런 내용의 책을 기다리고 있기도 했었다.

얼굴은 인간을 어떻게 진화시켰는가 /

Making Faces : The Evolutionary Origins of the Human Face

애덤 윌킨스 ( Adam S. Wilkins ) 지음, 김수민 옮김, 김준홍 감수,

을유문화사, 672쪽, 25000원

한줄평 : "얼굴의 발달과정 하나부터 열까지"

얻은 것 :

.진화에 있어 변이와 선택만큼이나 중요한 발달과정

유형성숙/가축화/자기 길들이기 - 잉여로운 환경

발달과정의 공동체 효과 - 세포의 사회성

2%의 일꾼 유전자와 98%의 관리자 유전자

진화는 어설픈 땜장이

발달과정의 유연성/발달상의 수용성 - 안티프레질, 동적평형 - 여유

인간의 유전자는 모두 같다 - 유전자와 대립유전자

적소구축 -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환경은 사회.

책의 전반적인 내용이나 성향에 대해 결론부터 말하면, 지금의 인간의 얼굴이 어떻게 만들어 졌는가를 발달과정을 중심으로 설명한 책이다.

보통의 진화를 기반한 책은 변이와 선택과정이 중심이지만, 이 책은 발달이 중심이다. 읽어보면 발달이 진화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알 수 있다. 읽는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나는 생각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는 것에 대한 약간의 충격과 잃어버린 것을 찾은 것 같은 느낌이 동시에 들었다.

이 책은 얼굴이 형성된 역사 전체를 다룬다. 유전자 단위부터 인간 개체 단위까지, 생명의 탄생시기부터 현재까지. 그리고 주제인 지금의 얼굴이 만들어지기까지의 과정에서 벗어난 주제로 벗어나는 것을 철저하게 자제한다. 처음엔 관련있는 다른 분야로 생각을 확장하지 못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읽다보니 그게 아니라 그럴 수 있는 충분한 식견이 있지만 하나의 주제를 위해 철저하게 자제한 것이라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주제에 충실한 책이고, 사고의 확장은 읽는 사람의 몫이다.

책에는 해당 분야에 관련된 전문적이면서 세부적인 내용들이 많다. 용어도 낯설고 많은 발달과정에 대한 설명들은 비전공 일반인이 이해하며 읽기엔 어렵다. 단 설명자체를 어렵게 하는 건 아니다. 다만 대부분은 읽어도 남는게 없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요령것 걸러서 읽었다.

책 뒷표지에 보면 "얼굴진화의 가장 최근 소식을 가장 충실하게 다룬 책"이라는 서평이 있는데, 딱 맞는 평가로 보인다. 그 분야에 관심이 있다면 최근에 연구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를 보기엔 더할나위 없이 좋다. 하지만 세부 관심분야가 그쪽이 아니라면 전체를 재미있게 읽기는 힘들 것 같다.

전체적으로 많이 읽히기는 힘든 책이다. 호기심 자극하는 한글판 제목이지만 실제 내용과 거리가 있다. 원서의 제목과 부제가 내용을 가늠하기에는 더 좋다.

마지막으로 책의 주제와는 직접적으로 연관은 없지만 책에 나오는 내용 중에 일부가 내 기존의 가설을 추가적으로 지지해주고 있어서 개인적으로는 매우 좋았다.(유형성숙이 식량공급이 증가하면서 선택되었을지도 모른다는 짧막한 견해였다. 잉여, 열악하지 않음, 보살필 여유) 아직 확신하는 수준은 아니긴 하지만 말이다.

문장 : 다루는 내용에 비해서 문장은 쉬운 편이다. 약간 부실하게 번역된게 아닌가 하는 문장들이 가끔 있긴 하다.

외관 : 원서는 표지에 해골이 있다. 제목은 원서가 표지 그림은 한글판이 더 내용을 잘 표현한 것 같다.

가격 : 가격 자체만 보면 비싸 보이지만, 사람에 따라 내용의 상대적 가치가 크게 차이가 날 수 있는 책이다. 누군가에게는 감사한 가격이리라..

읽으면서 떠오르는 책들 :

- 동적평형 : 분자생물학자가 쓴 생명현상에 관한 이야기,

안티프래질 : 그 동안의 프래질한 상식을 뒤집는 책

발달과정의 유연성과 여유 관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