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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은 책/2018

지식의 반감기 : 지식 변화의 패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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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읽을 책 목록에는 올려두었었지만 오랬동안 목록에만 있었을 수도 있었던 책이다. 마침, 새로 들어온 책 코너에 있는 것을 우연히 보게 되어 내친 김에 읽게 되었다. 상당히 지루한 주제일 수도 있는 책이지만, 의외로 빨리 읽은 책이다. 전체를 다 읽는데 이틀, 정리하는데 하루가 걸렸다. 정리하면서 느낀 점은 책의 내용이 선입견보다 정리가 잘 되어 있다는 점이다.


지식의 반감기 : 세상의 변화에는 공식이 존재한다 /
The Half-life of Facts : Why Everything We Know Has an Expiration Date


 새뮤얼 아브스만 ( Samuel Arbesman ) 지음, 이창희 옮김,
책읽는수요일, 340쪽, 16000원


한줄평 : "지식 변화의 패턴"

얻은 것 : 

지식 - 각각의 대상에 대한 인식 상태

과학계량학

(이전의 발전에 의지한) 지식의 축적과 (규모가 늘어나는) 협력적 상호작용에 의한 지수적 발전

누적 메타분석

기준선 이동 증후군

변화를 받아들이고 이용하자



이 책에서 지식의 반감기라는 제목은 절대 법칙이라기 보다는 지식이 변한다는 것에 대한 상징적 표현에 가깝다. 물론 지식의 분야별로 현존하는 지식의 절반 정도가 반증되거나 가치가 없어지는 기간이 있고, 대략적인 기간에 대해 이야기하는 내용이 나오기는 한다. 하지만 그것 자체는 이 책의 일부에 불과하다.


이 책을 저자의 의도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책의 서문에 나오는 지식의 정의에 대한 부분을 가볍게 넘기면 안 된다. 그 정의를 고려하지 않고 책을 읽어나간다면, 개개인이 가진 서로 다른 "지식"에 대한 생각/정의 때문에 온전히 읽어내지 못할 가능성이 아주 많다. 먼저 읽어본 입장에서 서문을 최대한 천천히 음미하면서, 필요하다면 두 번 정도는 읽어보는게 좋아 보인다.


이 책은 과학계량학 이라는 학문에 대한 소개를 하는 책으로도 볼 수 있다. 보통은 그 자체가 목적이 되는 패턴은 부정적 결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이 부문은 긍정적인 여지가 상당히 많아 보인다.


지식의 반감기 요약

이 책에서 밝힌 지식의 패턴과 대응은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1. 의미있는 성과를 보이는 새로운 지식을 발견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새로운 지식에 더 많은 협력과 더 많은 자원의 투입이 필요하다.
  2. 개별 지식이 언제쯤 틀리거나 가치가 없어질지는 모르지만 분야별로 지식을 한꺼번에 보면 절반 정도가 그렇게 되는 대략적인 기간을 알 수 있다.
  3. 지수함수적으로 기술의 효율성이 개선되는 것은 이전의 지식 발전에 의지한 지식의 축적과 협력규모의 증가에 따른 결과다.
  4. 지식은 모든 사람에게 한꺼번에 전달 되는 것이 아니라 전달자의 능려과 사회적 연결망에 의지해 불균일하게 확산된다. 잘못된 지식은 전달의 용이성 때문에 전달의 용이성 때문에 확산되나 통념과 달리 들불처럼 번지지 않고 전체 집단내 소 그룹에서 천천히 퍼지고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5. 이미 발견된 지식들이 분야를 넘나들지 못해, 발견의 시간차로 알려지지 않아 이용되지 못하는 경우들이 많고, 이런 비효율적인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시도들이 이루어지고 있다.
  6. 많은 지식들이 격변의 언저리까지 누적되어 있다.
  7. 측정이 정밀해짐에 따라 새로운 (더 정밀한) 지식을 얻고 있다. 연구의 특성에 따라 참과 거짓의 확률을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다.
  8. 지식에는 관성이 있고, 개인/세대의 기준선에 따라 세상에 대한 인식이 달라진다. 지식의 변화에는 어느 정도 규칙성이 있기 때문에 지식이 변한다는 것을 받아들이면 지식의 변화에 대응할 수 있게 된다.

세상을 살면서 책을 읽을 수록 깨닫게 되는 것이 있는데, 과정을 생략한 요령은 요령일 뿐이라는 것이다. 전에 한 때, 책의 어떤 내용이 정말 유용한 것 같으면 나만 알고 다른 사람은 몰랐으면 했다. 하지만 나이도 쌓이고 지식도 쌓이니까 그럴 필요가 없다는 걸 알았다. 책에서 단편적으로 인식한 지식은 사실 저자에게나 지혜이지 나에게는 단지 정보일 뿐이었다. 저자에게는 그것을 알기까지의 과정이 있었고 그래서 저자는 그것을 알맞게 활용할 수 있고 다른 사람에게도 도움을 줄 수 있지만, 그것을 읽은 나는 그 지식으로 할 수 있는게 똑똑한 척 하는데 쓰는게 전부다.
그래서 최근 들어 많이 읽으려는 생각은 자제하고, 하나라도 제대로 읽고, 정리하고, 생각하고, 이해하고, 그것을 현실에 활용해보려고 노력하는 계속해서 하고 있다. 확실히 이렇게 하다보니 책 한 권 한 권이 다르게 다가왔다. 다른 분야의 책과 책이 연결되는 느낌이고, 뭔가가 점점 축적되어 가는 느낌이다. 관점이 넓어지는 것 뿐만 아니라 넘나드는 게 가능해지고, 이 책의 표현처럼 인식이 개선되는게 느껴진다. 그래서 얇팍한 책이 아니고서는 가볍게 읽히지가 않는다.

저렇게 요약해 놔도 저건 내게 의미있는 과정의 부산물일 뿐이다. 설령 누가 저걸 과제 같은 것에 그대로 배껴 이용한다 해도 나에게는 이후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지혜일 수 있지만, 그 사람에겐 레포트 한 구석에 복사되고 제출하면 사라지는 텍스트에 그칠 뿐이라는 것이다.

맛집에서 비법을 방송으로 다 공개하는 걸 보면, 저건 알아도 못하겠다 싶은게 종종 있다. 축적된 결과로써의 레시피는 공개되어도 상관없다는 자신감 마저도 느껴지기도 한다. 내가 달인은 아니지만, 달인들도 비슷한게 아닌가 싶다.

문장 : 

최근들어 비교적 어려운 문장에도 익숙해지고 있어서, 이 책의 문장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이 잘 안 되는데, 

최대한 쉽게 쓰려고 한 것 같은 느낌은 든다.

책 중간중간에 놀라운/놀랍게도와 같은 표현들이 몇 번 나오는데, 전체적인 문장과는 안 어울린다.

보통은 짧은 식견을 가진 사람이 소소한 발견을 대단한 것인냥 떠벌릴때 주로 쓰이는 표현인데,

이 책 저자의 수준에 맞지 않아 보인다.

아마도 번역상의 문제이거나, 아니면 최대한 대중적으로 글을 쓰려다 보니 나온 표현인 것 같다.



외관 : 

개인적인 기억에 이 책과 비슷한 표지 디자인의 지루한 책이 있었다. 어쩌면 전공서적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책을 읽어보면 내용 전달에 필요한 것 외에 이쁘고 그럴듯하게 보이기 위한 디자인에는 굳이 신경은 안 쓴 느낌이다.

가격 : 개인적으로는 감지덕지한 가격인데, 정리가 잘 되어 있어서 소장해놓고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게 아이러니다.

읽으면서 떠오르는 책들

- 복잡계 관련 책들

이 책을 복잡계 관련 책 중 "지식"버전으로 볼 수도 있다. 요즘 양자역학과 복잡계가 사실 서로 물려있는 분야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종종 하는데, 만약 그렇다면 반감기 개념이 복잡계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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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 : 3844p / ₩17,0800, 2014 : 4588p / ₩19,4800, 2013 : 6421p / ₩26,5700,  2012 : 1,1963p / ₩51,3800,

2011 : 1,5365p / ₩66,1600, 2010 : 1,7919p / 74,8300, 2009 : 1,7727p / ₩72,8600 ) 

지식의 반감기 - 10점
새뮤얼 아브스만 지음, 이창희 옮김/책읽는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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