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력의 탄생 : 집중력을 가지고 읽어야할 집중력에 관한 책

검색창에 책 제목을 넣어 검색하면 첫 페이지에 나오는 어느 블로그의 이 책에 대한 첫마디처럼 참 재미없어 보이는 책이다. 나온지가 좀 된 책이라 신문 북섹션은 아닌 것 같고 아마도 다른 책에서 인용한 적이 있는걸 아이팟에 적어 두었다가 빌려보게 된 것 같다. 아무튼 오래간만에 읽기 힘든 두꺼운 책이다. 하지만 생각보다는 빨리 읽었다.

집중력의 탄생 : 현대인의 지성을 회복하기 위한 강력한 로드맵 /
Distracted : The Erosion of Attention and the Coming Dark Age

매기 잭슨 (Maggie Jackson) / 빌 맥키븐 (Bill McKibben) 지음, 왕수민 옮김,
다산초당, 497쪽, 25000원

한줄평 : "집중력을 가지고 읽어야할 집중력에 관한 책"

얻은 것 : 파놉티콘의 개념, 감시와 신뢰는 공존이 불가능.

이 책은 인간의 집중력에 관한 책이고 책의 주제인 집중력이 없이는 읽기 힘든 책이다. 바로 전에 읽었던 책(욕망의 경제학 : 완전자유시장만으로 안 되는 이유를 담은 책)이 얕은 느낌의 책이었다면 이 책은 내용의 깊이가 상당히 깊은 책이다. 따라서 웬만큼 책을 읽지 않는 사람은 읽는다고 덤비지 않는게 오히려 좋을 수도 있다.

책의 내용을 천천히 살펴보면 대략 이렇다.
현대는 문명이 발달한 시기인데 집중력은 오히려 점점 떨어지고 있고, 그 이유는 사이버스페이스, 멀티테스킹, 이동성 등이다. 그리고 감시체계, 잘게 쪼개진 컨텐츠들, 로봇을 비롯한 기계 등의 첨단 기술도 한 몫 하고 있다. 이런 상황일 수록 집중력의 가치는 높아지고 집중력을 높일 수 있으며 그 가능성도 보인다.
크게 세 부분으로 되어 있고 각각의 부분은 독립적으로도 의미가 있으면서도 전체 내용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책을 읽다가 보면 다른 책이나 칼럼 등을 상당히 많이 인용하고 있는데, 대부분이 국내에 번역되어 나오지 않은 책들이다. 국내에 번역되어 나온 책 중에 지금 생각나는 건 보이지 않는 고릴라 : 인간이 격는 여섯가지 일상적인 착각 정도다.

한국어판 제목이 좀 애매한데, 제목만 보면 꼭 집중력이란 능력의 기원을 찾아가는 느낌이다. 물론 해당 내용도 큰 일부분이기는 하다. 사실 Distracted 라는 원래 제목이 책 제목으로 번역하기 좀 애매하기는 하다.

전체 내용도 좋고 구석 구석 마음에 새기고 싶은 구절들이 많이 나오는 책이다. 출퇴근 등의 이동중에 읽기에는 내용이 너무 어렵다. 책 내용처럼 집중하기가 힘들다. 물론 두께도 두껍고 또 무겁다. 자기만의 책읽기 공간에서 집중해서 읽어야할 책이다. 이런 책이라면 돈 아깝지 않다.

번역평 : 번역자가 특정 분야에 좀 낯선 것 같다. 해당 분야 사람들이 읽으면 좀 어색해할 용어 번역이 좀 있다. 하지만 그것만 빼면 내 수준에서 흠잡을만한 곳을 못 찾겠다.

외관평 : 앞에도 썼지만 재미없어보이는 책이다. 양장본에 분량도 되고 무겁다. 다만 내용을 담기에는 적합해보인다.

가격평 : 비싼 가격이기는 하지만 개인적으로 사서 읽기에 아까운 느낌이 드는 가격은 아니다. 책읽기가 서툰 사람에게는 비싸보일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