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망의 경제학 : 완전자유시장만으로 안 되는 이유를 담은 책

예전에는 무슨무슨 경제학 류의 책을 많이 읽었는데, 조금은 가끔 읽는 정도로 바뀌었다. 이런 식의 제목을 붙여서 나오는 책 중에 썩 괜찮은 책은 얼마 없기 때문에다. 사실 이런 책들은 좀 단편적이다. 그래서 어느정도 수준이 되면 재미요소 이외에는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래도 가끔 전혀 생각지도 못한 관점을 제시하는 경우가 있어 두꺼운 책들을 읽고 나서 가끔 읽는다. 이 책도 그렇게 골랐다.

욕망의 경제학 : 인간은 왜 이성적인 경제활동을 할 수 없는가 /
Free Market Madness : Why Human Nature is at Odds with Economics and Why it Matters

피터 우벨 (Peter A. Ubel) 지음, 김태훈 옮김,
김영사, 308쪽, 13800원

한줄평 : "완전자유시장만으로 안 되는 이유를 담은 책"

얻은 것 : 전에 읽었던 책들에 대한 반추
( 설득의 심리학(이 블로그를 하기 전에 읽은 책인데, 아무래도 다시 한번 읽고 리뷰를 써야겠다.), 상식밖의 경제학(Predictably irrational) - 인간의 예측 가능한 비합리성에 관한 이야기, 넛지 ( Nudge ) - 좋은 의도를 가진 선택의 자유를 가지는 개입, 스웨이(Sway) : 비합리적 행동의 심리를 분석한 흔한 책, 야성적 충동(Animal Spirits) - 사람은 완전히 이성적이지 않다를 어렵게 쓴 책 )

보통 한국에 번역되어 나오는 무슨무슨 경제학이라는 제목이 붙어 나오는 책들은 대부분 경제학자가 쓴다. 그래서 이 책도 그런줄 알고 읽었다. 그런데 읽으면 읽을 수록 좀 이상했다. 경제학을 정식으로 배운 시각이 아니었다. 간혹 정식으로 경제학을 배우고도 신선한 시각을 보여주는 저자들이 있기는 하지만 그것과는 느낌이 달랐다. 알고보니 저자는 의사였다. 저자가 의사라는 사실은 책에 자주 나온다.

책을 읽으면서 저자가 비만과 흡연, 특히 비만에 상당히 집착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분명 경제학 쪽의 책인데, 저자는 계속 비만으로 돌아간다. 처음에는 좀 당혹스러웠는데 나중엔 그러려니 했다.

이 책은 완전자유시장주의를 비판한 책이다. 읽다보면 알겠지만 이 책은 수만은 행동경제학 책들을 인용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자유시장을 지지하지만 행동경제학적으로 보면 인간이 항상 이성적인 것이 아니기 때문에 몇몇의 중요한 문제에 대해서는 개입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개인적으로 주장 자체는 동의한다. 몇몇 문제에 대해서는 내버려주는 것 보다는 살짝 개입해주면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이 책은 보편적인 과학적 원리에 대한 자신의 주장을 담은 책이라기 보다는 미국내부의 정치경제적 문제에 대한 주장을 담은 책이다.

주장의 옳고 그름을 떠나 전체적으로 내용의 깊이가 좀 덜하고 구성이 좀 엄성해서 사서 두고 읽기에는 좀 돈 아까운 책이다. 차라리 이 책에서 언급한 책들을 별도로 읽고 나서 나름의 생각을 정리하는 편이 더 도움이 될 듯 싶다.

번역평 : 오타 1~2개 정도 거슬렸지만 깔끔한 편.

외관평 : 하드커버 까지는 필요없지 않나 싶다.

가격평 : 하드커버라는 것을 감안하면 나쁘진 않다.